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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호프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5.0 (1)
나해

26.05.26

카이저호프 리뷰 이미지
1차가 길어졌다. 팀장이 2차 가자고 했을 때 솔직히 몸은 이미 집에 가고 싶었는데 분위기상 따라갔다. 누군가 카이저호프를 제안했고, 여의도에서 오래된 호프집이라고 하길래 그냥 따라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느낌이 온다. 요즘 유행하는 감성 펍이나 수제맥주 바 같은 데가 아니라, 진짜 오래된 나무 인테리어에 아저씨들이 드글드글한 여의도 직장인 호프집이다. 어릴 때 아버지 손 잡고 갔던 동네 호프집 분위기랄까. 낡았지만 편하다는 느낌이 묘하게 공존한다.

자리를 잡고 생맥부터 시켰다. 500에 5천원인데 여의도 물가라 생각하면 그냥 납득한다. 맥주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거품 비율이나 온도가 나쁘지 않았고, 1차 후에 마시는 거라 더 맛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안주로 땅콩이랑 한치를 시켰는데 땅콩이 고소하니 괜찮았고, 한치는 맛있었다. 사장님이 한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직접 말씀하시던데, 그 솔직함이 오히려 정겨웠다.

안주 가격은 1~2만원대라 여의도 기준으로는 무난하다. 다만 대학가 호프집 가격에 익숙한 사람이면 살짝 당황할 수 있다. 그래도 양이 아주 적거나 하지는 않았고, 안주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도 없었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은 화장실이 매장 안에 없다는 것이다. 밖에 나가서 상가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술 마시다 보면 이게 은근히 귀찮다. 취한 상태로 나갔다 들어오는 동선이 영 불편했다. 매장이 워낙 협소한 탓이겠지만 이 부분은 아쉬웠다.

위치가 좋아서 그런지 평일 저녁에도 자리가 금방 차는 편이다. 우리가 앉을 때만 해도 빈 자리가 좀 있었는데 한 시간도 안 돼서 거의 가득 찼다. 여의도에서 오래 살아남은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2차 장소로서는 무난하다. 특별히 뭔가를 기대하고 가는 곳이라기보다, 1차 후에 맥주 한 잔 더 걸치면서 마무리하기 딱 좋은 곳이다.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중요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부담 없이 편하게 마시고 싶은 날에는 오히려 이런 데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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